[공유경제와 도시] 공유경제란 무엇인가(2)
[공유경제와 도시] 공유경제란 무엇인가(2)
  • 음성원
  • 승인 2019.01.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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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백화점, 우체국도 공유경제다

본질적으로 공유경제란 ‘효율의 극대화’라는 경제논리에 다름 아니며, 이를 바탕으로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자동차 렌트, 정수기 렌트 등은 기업과 개인 간의 공유경제 모델이다. 임대인 듯, 공유 같기도 한 스마트폰 시장은 기업과 개인 간 거래(C2P)는 물론 개인 간 거래(P2P)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로 지금까지의 공유경제 모델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공유경제 간의 접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관점으로 우리 인식의 틀을 넓혀보면, 기존 생활 속 공유경제도 눈에 띈다. 전통적인 사업자 중 하나로 꼽히는 호텔은 공유경제와 건축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상품에 다름 아니다. 호텔은 건축적 기법과 공유공간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자원 이용을 최적화했다. 많은 사람들이 호텔의 화려한 로비에 들어서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다. “아, 여기가 오늘 밤 내가 묵을 호텔이구나. 정말 화려하고 멋지구나.”

이 감정은 사실 사람들의 인식을 흐트리게 한 공유와 건축이라는 장치의 부산물이다. 실제 잠을 자야 하는 공간은 아주 작고 어두운 방 한 칸 일 뿐이다. 우리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그 부분. 그것이 공유경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화려한 입구와 로비에 있는 친절한 직원들, 따뜻한 계란 스크램블이 나오는 식당,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카페가 있는 공간은 실질적으로 건물 용적률의 10%도 차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공유 오피스나 공유주택은 모두 이런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영미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주택인 올드오크나 위리브 같은 건물의 특징은 공유공간을 최대한 화려하게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실제 건물 용적률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인 숙소는 매우 비좁은, 최소한의 수준으로 꾸며 놓는다는 점이다. 개개인이 지불하는 비용이 N분의 1씩 모여 화려한 공유공간을 만들어내고 심리적 만족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은 작은 심리적 장치에도 손쉽게 속아 넘어간다.

백화점 역시 공유 오피스, 공유주택과 비슷한 모델이다. 백화점에 들어와 있는 매장들은 각각이 독립된 자영업자들이지만, 백화점이라는 플랫폼이 원하는 기준에 따라 입점 여부가 결정되고, 할인 기간 등과 같은 운영 방식 역시 백화점 주도로 이뤄지게 된다. 매장들이 낸 월세를 바탕으로 백화점이 운영되고, 대규모 주차장과 옥상 정원과도 같은 손님들을 유혹하는 이른바 공유공간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대중목욕탕은 또 어떠한가. 개인이 자기 집 안에 뜨거운 탕을 들여다 놓는다고 생각해보라. 소금탕, 한방쑥탕, 폭포탕 같은 다양한 욕탕을 집 안에 들여 놓고 유지 관리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이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 보통 부자가 아니고서는 즐길 수 없는 이 다양한 어메니티를 우리는 8000원 정도의 돈을 내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역시 N분의 1씩 돈이 모이는 공유경제의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이 적다면 사실 그 많은 뜨거운 탕을 이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목욕탕은 더 다양한 종류의 탕을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 역시 공유경제 모델 중 하나다. 스스로 편지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비용이 너무나 크게 들지만, 같은 동네 사람들의 편지를 모아 재분류 한 뒤 다시 수신처가 같은 동네 사람들을 모아 한꺼번에 배달하면 굉장히 비용 효율적이다. 전화와 이메일, 카카오톡이 일상화된 지금, 우체국이 사라지는 것은 바로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 즉 N분의 1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역시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이다. 지하철이라는 엄청난 인프라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그 인프라가 설치되어 있는 도시의 밀집도에 따라 충당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철 노선을 확정하기 전에 반드시 수요예측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는 어떠한가. 아파트 단지가 크면 클수록 집값이 비싼 이유는 큰 단지일수록 공유시설들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N분의 1씩 수요가 늘어나, 대단지 아파트 안에는 초등학교까지도 품는다.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 입장에서는 단지 안에서 걸어서 학교를 보내는 편익을 누리려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 속에서 공유경제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례들을 통한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의 확장은 공유경제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공유경제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저 이 같은 N분의 1 경제의 논리일 뿐이다. 저성장 시대라는 외부환경과 스마트폰의 강력한 기술적 토대를 바탕으로 자원 이용 극대화라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더욱이 글로벌 플랫폼은 더욱 효율적이고 더 빠르게, 전 세계인들이 한꺼번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를 만들어 줬다.

자, 이제 여기에서 공유경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정의해 보자. 공유경제란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를 모집하여 기존에 가지고 있는 남는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에 다름 아니다. 이런 방식을 차용한 시스템에는 목욕탕과 우체국 등 전통적인 사업자들도 포함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최근 나타나는 공유경제 시스템은 인터넷 플랫폼의 존재 유무에 따라 갈린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독특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한 데 모아 산업화할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이 모이니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 숫자도 꽤나 크기 때문이다.

공유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경제를 오해한다. 대표적인 오해가 바로 공유경제는 ‘착한' 경제라는 등식이다. 공유경제를 사회적 경제와 같은 것으로 오해하는 순간, 경제적 이익을 동력으로 하는 수많은 공유경제 산업이 힘을 잃는다. 결코 그 의도가 착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우리는 공유경제를 매우 협소하게 정의하게 될 것이고, 자본 이득을 중심으로 참여자들을 유인하는 경제 시스템 대부분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 분야 산업은 성장할 수 없다. 공유경제는 산업의 특징상, 기존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한 자원을 여러 명이 나눠쓰다 보니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는 등 좋은 문화가 만들어지는 순기능이 결과론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순기능의 상당수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공유경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도시에 대한 이해도를 좀 더 높여주는 측면도 있다. 도시는 그 자체로 공유공간이다. 세금이라는 비용이 투입된 공유재다. 자, 우리는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개개인들을 위해 공유공간을 어떻게 배치하고, 운영해야 하는가. 인프라의 투입, 공원이나 체육관, 도서관 같은 공공자원의 배치, 공공공간의 효과적인 배분 등은 플랫폼과 공유경제의 인식 확장을 통해 우리가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 준다. 집 앞 마당과 같은 사적인 공유공간의 사용법도 다시 개발될 때다. 서로 모여서 높은 밀도를 이루는 도시의 본질을 우리는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우리는 서로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다 ‘유레카'를 외치는, 도시적 혁신을 만들어 가고 있는가. 도시의 본질적인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이 질문들이 공유경제와 도시라는 담론 속에 전부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공유경제는 기본적으로 도시적 담론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공유경제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과 관계되어 있는 중요한 테마다. 마치 새로운 것을 말하는 것 같지만, 모더니즘으로 황폐화된 도시의 건조함 속에서 우리는 이제 다시 한 번 도시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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