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살롱] 정의로운 예민함의 세대, 화이트불편러
[도시살롱] 정의로운 예민함의 세대, 화이트불편러
  • Door 콘텐츠팀
  • 승인 2019.05.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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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었다. 오는 10월 그가 수상자로 발표되면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툰베리는 #미래를위한금요일(#FridayForFuture)이라는 해시태그로 유명한, 등교 거부를 하고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전 세계적 캠페인을 시작한 Z세대 액티비스트이다. MZ세대의 사회 참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힘입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고, 툰베리의 후보 선정이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선진국의 10대와 20대 정치 참여는 사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999년 뉴욕주 바라트시 시장선거에서 당시 19세이던 제이슨 네츠키가 65세인 현직 시장을 제치고 10대 시장으로 당선된 바 있다. 2016년 촛불집회를 발화점으로, 한국의 MZ세대도 정치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이 되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2개국의 투표권이 18세부터 주어지는데, 한국은 여전히 19세이다. 전 세계 232개국 중에서 215개국이 18세에 선거권을 획득하는 압도적인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도 2020년 혹은 2021년부터는 투표권 나이가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60만명에 달하는 신규 유권자가 정치 영역에 대거 유입됨을 의미하며, 이들은 곧 20대가 되고 밀레니얼과 연대해 더욱 큰 정치적 의견과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정치 공식이 통하지 않는 이들 세대에 대해 기존 세대는 난감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대는 틱톡 혹은 로모티프로 대표되는 15초 정도의 짧은 영상을 소비하고, 10분짜리 웹드라마를 보는 세대다. 길고 지루한 연설이나 공약 설명으로는 아무런 메시지도 전달할 수 없다. 최근 의원실의 채용공고마다 `동영상 편집 능력 우수자 우대`가 포함되는 이유이다. 

한때 `헬조선`이라고 절망하며 사회 참여에 있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의 MZ세대는 2016년 탄핵정국 이후 크게 바뀐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촛불을 들고 나섰던 2030세대는 생계형 노동자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10대 학생들도 있었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참여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처음으로 자신의 참여로 사회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했고, 이를 통해 옳지 않은 일에 소신 있게 발언하는 소피커(`소신`과 `스피커`의 합성어,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사람)로 변모했다. SNS 역시 큰 역할을 했다. 

필자 역시 외국의 많은 지인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시민들이 이렇게 단합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다니 멋지다" "한국 사회가 우리 나라보다 훨씬 진보한 것 같다"라는 흔히 말하는 `국뽕` 가득한 메시지들이었다. 재외한국민 중 젊은 세대 역시 SNS를 통해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이후의 정치사회 참여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내일이 2018년 전국 19~34세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4%가 "나의 관심과 참여로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92.3%가 최근 6개월 내에 자신의 소신을 표현하는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56.5%가 자신이 공감하는 단체에 직접 후원하거나 가입해 오프라인 활동까지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이전 지면에서도 다루었듯, 밀레니얼은 경제적인 것에 예민한 세대이다. 그들이 시간과 돈을 썼다면 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이들은 이전 세대가 `냄비근성`이라고 조롱받았던 정치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잊지 않는다. 그리고 `화이트불편러`가 되어 청와대 청원을 넣고, SNS에서 해시태그를 달아 수십 만의 바이럴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 정치부 기자 역시 SNS를 살피고 기사거리를 찾을 정도이다. 

`화이트불편러`, 즉 정의로운 예민함을 가진 MZ세대의 탄생이며, 정치권이 전혀 새로운 성향의 유권자를 맞이해야 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세대의 사회 참여는 기존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정치 프레임과 전혀 맞지 않는다. MZ세대는 그런 이데올로기 분류에 관심이 없다. 단순히 내가 속한 정치적 집단의 신념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나의 가치와 맞지 않는 것에 침묵하지 않는다. 속한 집단이 나의 정의에 맞지 않다면 집단을 옮기거나 변화시킨다.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무장한 세대가 변화시킬 우리 사회의 새로운 국면을 기대해 본다. 

[이아연 셰어하우스 우주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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