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기적, 서울이 나아가야 할 방향] #5 도시 전체가 정원인 나라
[싱가포르의 기적, 서울이 나아가야 할 방향] #5 도시 전체가 정원인 나라
  • 조철민
  • 승인 2019.08.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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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www.tripsavvy.com/singapore-gardens-by-the-bay-guide-4156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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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국가 싱가포르의 면적(720km²)은 서울의 면적(605km²) 보다 다소 큰 수준이며, 전체 인구 580만명(2019년 기준)으로 도시 면적 대비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이다. 서울에 비해서는 인구 밀도가 낮지만, 높은 인구 밀도를 보이는 국가로 대부분의 인구가 고층 건물에 살고 있다. 싱가포르는 높은 밀도를 지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녹지율이 상당히 높은 국가이다. 녹색의 수직 고층 빌딩, 바이오필릭 디자인 건축물, 대규모 공원, 파크 커넥터라고 불리는 보행 동선은 싱가포르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었다. World Cities Culture Foru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공공 녹지 면적은 도시 전체의 48%로 전세계 주요 도시 중 노르웨이 오슬로(68%)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보인다. 현대 도시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도심화로 인한 밀도 있는 개발과 동시에 거주민과 자연 간의 접촉점을 확대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글로벌 도시이자 녹지율이 높은 도시로서 친환경 도시 모델에 있어서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소개되곤 한다.

싱가포르 친환경 도시 계획의 비전은 ‘정원 속 도시 City in a Garden’이다. 이는 도시에 정원을 짓는다는 개념이 아닌,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만든다는 녹색 도시에 대한 강한 비전을 담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현재와 미래에 도시 내의 밀도 높은 개발을 포함한다. 지난 반 세기 동안 적극적으로 나무를 심고, 공원을 건설하고, 도심과 공원 간을 연결하는 파크 커넥터를 섬 전역에 설치하고, 녹색 도시 건설에 커뮤니티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녹지가 풍성한 정원 도시를 건설하였다.

도시화와 녹지율은 서로 상충되는 것처럼 간주된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개발 사업이 진행될수록 녹지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내며 일반적인 통념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1986년에서 2019년까지 싱가포르 인구는 270만명에서 580만명으로 증가하였는데, 공공 녹지 면적 비율 또한 36%에서 4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제한적인 규모의 영토에서 상당한 도시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의 녹지율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싱가포르 전역에 걸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는데, 오늘날의 싱가포르는 반세기 전 독립 당시보다도 더 넓은 공원, 녹지 공간, 수변 공간을 갖게 되었다.

싱가포르를 녹색 국가로 만들겠다는 국가 차원에서의 노력은 독립 초기 때 확립된 장기적인 방향성 아래에서 진행되어왔다.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인 리콴유는 싱가포르를 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한 정원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싱가포르 섬 전역을 녹지화 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도심화로 발생하는 도시의 척박함을 녹지 공간을 통해 완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리콴유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하였다.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회색의 도시 전경은 인간성을 파괴한다. 그러므로 녹색 자연을 통해 인간성을 고양시켜야 한다.” 이러한 리콴유의 비전 아래 싱가포르의 나무 심기 캠페인은 1963년 처음 시작되었다. 1년 만에 50종의 1만5천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으며, 5년 만에 1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도심의 옹벽, 육교, 고가도로, 주차장 등에 녹지화를 진행하며 섬 전체를 가능한 빨리 녹지화 시키고자 하였다. 공공의 열린 공간들은 공원과 정원으로 바뀌었고, 이곳 대부분은 도심 및 주거 지역과 인접하였다. 그리고 꽃과 과일 나무를 싱가포르 전역에 심어 싱가포르 도심에 색깔을 더하였다.

리콴유의 비전은 도시 계획에 반영되었고 국가개발부와 공원관리위원회(NParks) 등을 통해서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져왔다. 이를 통해 오늘날 싱가포르는 높은 밀도의 도시와 풍부한 자연이 결합된 정원 속 도시가 되었다. 국가개발부는 국립공원위원회를 통해 싱가포르를 지속가능한 정원 속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녹지를 보전 및 확대하고, 생물적 다양성을 확보하며, 커뮤니티의 녹색 도시에 대한 참여를 유도한다. 국립공원위원회는 단순히 도심 속에 녹색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서부터, 약 300킬로미터에 달하는 파크 커넥터를 섬 전체에 걸쳐 연결시켰고 현재도 이를 확장하고 있다. 파크 커넥터는 산책로, 자전거 동선, 캐노피 상단의 스카이브릿지 등으로 싱가포르 전역에 연결되어 도심 속 사람들이 보행 동선을 통해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원과 주거지 및 인구 밀집 지역이 도보 동선으로 연결되었고 사람들의 삶 속에 대규모의 자연 공간을 끌어들였다. 공원은 도시민들에게 자연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교육과 소통의 장의 역할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도시에서 공원은 해당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공원과 녹지 공간 외에도, 수변 지역에 인접한 주거지 개발 사업 또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가 기관인 공공시설청은 ‘액티브, 뷰티풀, 클린 워터’ 프로그램을 통해 운하 및 배수구 지역을 활용하여 일반의 접근이 가능하고 레크레이션 활동이 가능한 매력적인 수변 공간을 조성하였다. 국립공원위원회와 함께 ‘그린 앤 블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원과 수변 지역에 인접한 개발 사업을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 환경 여건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우드랜드 해안가, 풍골 워터웨이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주민들을 자연과 해안 지역에 맞닿게 하였다,

싱가포르 도심 속에서 녹색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눈에 띄는 물리적 특성에는 크게 녹색 수직 고층 빌딩, 바이오필릭 디자인 건축물, 대규모 공원, 파크 커넥터가 있다. 각각의 대표적인 사례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싱가포르 도심 내에 자연적 요소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 녹색의 수직 고층 빌딩 [파크로얄 피컬링 호텔 PARKROYAL on Pickering]

이미지 출처: https://www.traveloka.com/en-my/hotel/singapore/parkroyal-on-pickering-407120
이미지 출처: https://www.traveloka.com/en-my/hotel/singapore/parkroyal-on-pickering-407120

2. 바이오필릭 디자인 건축물 [싱가포르 국제 공항; 창이 공항 Changi Airport]

이미지 출처: https://www.straitstimes.com/forum/letters-in-print/time-to-reinvent-changi-airport-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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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규모의 공원 지역 [마리나 베이 지역의 가든 바이 더 베이 Garden by the Bay]

이미지 출처: https://www.fodors.com/world/asia/singapore/things-to-do/sights/reviews/gardens-by-the-bay-59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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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파크 커넥터; 도심과 공원 지역 간을 유기적으로 연결 [사우던 릿지 Southern Ridges]

이미지 출처: https://www.enroutetraveler.com/walking-the-southern-ridges-in-singapore/
이미지 출처: https://www.enroutetraveler.com/walking-the-southern-ridges-in-singapore/

국가 설립 초기부터 ‘정원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싱가포르는, 현재 ‘정원 속 도시’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도시 내의 모든 녹지 공간을 연결하고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녹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중심업무지구에서는 옥상정원, 외부 파사드 및 실내 공간 내의 자연적 요소, 가로수 등을 통해 도시 전역의 녹지 비율을 높이고 있다. 서울은 도심 내 산림 지역, 한강, 근린 공원 등의 상당한 녹지 공간이 있지만, 중심업무지역 등 인구 밀접 지역과 이러한 자연환경이 서로 분절되어 있으며 건물 내 자연적 요소가 결핍되어 있어, 싱가포르의 친환경 도시 모델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싱가포르에서는 도시 전역에 걸쳐 녹지 공간을 적극적으로 개발 및 확대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자연 공간이 단순히 공공성 차원으로 간주되며, 민간에서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도심 속에 자연 공간을 도입하는 것을 단순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이며 정부가 공공선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의 것으로 생각하기에 민간에서의 인식과 참여가 현저히 부족하다. 이로 인해 서울의 도심 지역과 자연은 서로 연계되지 못하고 분절된 형상을 보인다.

싱가포르는 열대우림 기후에 속하여 녹지 조성 및 활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어 겨울이 긴 서울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는 서울이 친환경 바이오필릭 도시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향성을 보인다.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비전,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계획,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재무적 인센티브, 연구 및 기술적 지원,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민간의 인식 고양 및 참여 유도 등은 서울이 차용해야 할 점이다. 특히, 도심 속의 녹색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교육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민간이 녹색 도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조성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었다. 도심화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녹지율이 높아지고 도심 지역과 자연과의 연결성이 더욱 확대되는 싱가포르의 도시 모델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있을 때 본능적으로 더욱 행복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건강에 이롭다. 도심화가 지속되는 현대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친환경적 접근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조철민 대표(차밍시티)]

연세대학교에서 주거환경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복합쇼핑몰 현장 공사 관리를 담당하였다. 이후 텍사스A&M대학교에서 부동산개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뉴욕대학교에서 부동산금융과정을 수료하였다.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담당하였고, 현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공모형 부동산 투자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차밍시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기적]을 번역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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