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잡는 ‘안전 재테크’
리스크 잡는 ‘안전 재테크’
  • 명순영 기자
  • 승인 2019.08.24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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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환경이 녹록지 않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환율전쟁, 일본 경제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 글로벌 경제뉴스 하나하나에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이는 상황, 공격적인 투자는 금물이다. 반면 금, 달러, 채권 등 이른바 안전자산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초위험 투자처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안전자산처럼 움직인다는 점은 이채로운 현상 중 하나다. 글로벌 악재가 사라질 때까지, 또 한국 경제가 반전의 단초를 찾을 때까지 ‘지키는’ 재테크가 절실하다.

달러·금 비중 높이고 주식투자 숨고르기

기대수익률 낮춰 장세반등 기회 노려야

‘엘도라도(황금의 땅)가 아니라 피난처를 찾아라.’

올여름 이후 재테크는 돈을 벌기보다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할 듯싶다. 국내외 악재가 워낙 많다. 문재인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밀어붙인 소득주도성장론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 채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한국 경제는 회복 기미가 없는데 미중 무역 환율전쟁, 일본 경제보복 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고 막말을 쏟아내며 화해 모드에 들어선 줄 알았던 남북관계는 다시 냉랭해졌다. 어느 모로 보나 재테크에서 희망의 단초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TC)프리미엄강남센터장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투자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때로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재테크”라고 말했다.

일단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 자산가들은 일찌감치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단기채권 등 현금형 자산 비중을 높여왔다는 것이 강남 PB들의 전언. 소나기를 피하는 동시에 값이 떨어진 알짜 자산을 싸게 사기 위한 준비 차원이다. 

금, 달러 보유량을 늘리고 주식 비중을 낮추는 안전 지향 포트폴리오 구성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금값 상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불어닥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KRX 금시장의 1g당 금가격은 지난 8월 9일 5만9550원(1돈당 22만3313원)으로 마감하며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초(4만6240원)부터 따지면 무려 28.8%나 올랐다. 

달러 인기도 치솟았다. 지난 3월 말 347억1700만달러까지 떨어졌던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7월 말 377억50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다만 달러 매수는 환율 단기차익을 얻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이라기보다 위험분산 차원의 ‘지키는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저금리 시대 쏠쏠한 금리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것은 대표적인 안전 재테크. 최근 금융권 특판예금은 적게는 연 3~4%에서 최대 연 10%까지 높은 금리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오픈뱅킹 구축으로 은행 플랫폼 간 결제·송금장벽이 낮아지면 금융사에 얽매이지 않고 금리 쇼핑에 나서는 메뚜기족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특판상품은 선착순으로 판매해 혜택을 보는 사람이 한정적이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또 납입 한도를 소액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리츠(REITs)는 정해진 배당이 꼬박꼬박 나온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후 몸값이 높아졌다. 리츠 회사는 임대료 등으로 얻는 이익의 90%를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개인이 소액으로도 오피스나 대형 상가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해외 리츠 종목을 담은 글로벌 리츠펀드 수익률이 괜찮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라 주의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바닥론’을 부르짖지만, ‘저평가’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에는 글로벌 금융환경이 불안하다. ‘저금리가 증시를 부양한다’는 경험 법칙도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 부진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변수가 많아져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실적과 배당을 감안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투자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편이 낫다. 만기까지 3년 동안 가져갈 것이 아니라면 ELS 투자는 한 템포 쉬어야 한다. 

마지막 조언. 어떤 금융투자상품을 선택하든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분할매수해야 한다. 벌기보다 지킨다는 마음으로 정기예금 금리 2~3배 정도 수익을 목표로 삼는 것이 적당하다. 

[특별취재팀 = 매경이코노미 명순영(팀장)·배준희·류지민·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2호 (2019.08.21~2019.08.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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