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차세대 수출품…대통령이 기업에 힘 실어줘야
스마트시티는 차세대 수출품…대통령이 기업에 힘 실어줘야
  • 전범주 기자
  • 승인 2019.08.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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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국내 최고 전문가 4인 좌담회

◆ 스마트시티 기업에 맡겨라 ④ ◆ 

■ 사회 = 김선걸 부동산 부장 

국력은 곧 경제력이고, 경제력은 기술력에서 나온다. 그 시대의 기술은 문명을 규정하고, 도시는 문명을 담고 키워내는 그릇이다. 공업화에서 디지털 문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인류는 지금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다. 그 미래 도시를 우리는 스마트시티라고 부르고 스마트시티의 표준과 주도권을 쥐는 국가가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다.지역 경제를 맞춤형으로 활성화하고 주민의 행복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역량을 총집결할 때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조선과 반도체 뒤를 잇는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이 될 것이다. 자나 깨나 스마트시티를 고민하는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 4인이 머리를 맞대고 내놓은 컨센서스다. 

강원 도정을 총괄했고 현재는 국내 최대 민간 인문사회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광재 여시재 원장, 국회에서 스마트시티 관련 입법을 짊어지고 있는 황희 국회의원, 정부에서 스마트시티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안충환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전 세계를 누비며 미래 도시 시스템을 개발·수출하고 있는 유인상 LG CNS 스마트시티추진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오후 매일경제신문 본사에서 120분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전문가들은 "스마트시티는 결국 기업과 시민이 만들어갈 수밖에 없고, 정부는 규제를 풀어 그 판을 깔아주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정의만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스마트시티가 뭔가. 

▷유인상 단장=한마디로 지역 경제를 맞춤형으로 활성화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다. 어떤 도시는 하이퍼루프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곳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택시 정도만 도입돼도 충분하다. 각 지역 상황에 맞게 기술을 활용하면 되고, 궁극적 목적은 경제 활성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광재 원장=얼마 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났는데 "스마트시티 기술은 너무 좋은데 난 거기에 살면 머리 아플 거 같아요"라고 하더라. 맞는다. 기술 자체보다도 `사람 중심 도시`라는 가치를 가져야 한다. 결국 `5H`인데, 첨단 기술(High―technology) 토대 위에 행복(Happy) 건강(Health) 조화(Harmony)라는 기둥으로 사람(Human)을 받치고 있는 개념이다. 

▷황희 의원=`스마트`라는 것은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스스로 잘 굴러간다는 의미다. 발전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주민 복지와 삶의 질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이 스마트시티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굴러갈 수 있는 기반 환경과 에너지 체계를 갖추는 게 우선이다.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를 만들려면 뭘 해야 하나. 

▷안충환 실장=스마트시티에 대한 큰 그림은 정부가 세우지만 그 안을 실제로 채워서 만들어가는 것은 기업이다. 규제를 적극적으로 푸는 것이 핵심인데, 자율주행차나 드론 이슈에서 드러났듯이 개인정보와 공공데이터 활용 사이에 빚어지는 충돌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첫 단추다. 현재 우리는 관련 기업 400개를 한데 묶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여기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려 한다. 

▷황 의원=최근 강원도 양양 등에 왜 이렇게 많은 서핑 인구가 몰리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강원도는 일단 군사용 철책이라도 최대한 걷어서 민간 선택에 맡기고 사람이 모이면 서포트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정부가 직접 뭘 만들기보다 민간 기업이 스스로 할 수 있게 규제를 풀고 판을 깔아주는 게 급선무다. 

▷이 원장=결국 지도자 역량이 제일 중요하다. 첫째는 기술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하고, 둘째는 첨단 기술에 밀려난 기득권과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협상력이 중요하다.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청와대 직속으로 기술을 직접 알고 판단할 수 있는 상근조직을 둬야 한다. `제2의 타다` 논란이 앞으로 수없이 일어날 텐데, 이런 신구 세력 간 갈등을 풀어내는 사회적 타협 경험을 가져야 한다. 당장 이게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내에서는 아무 규제 없이 확실히 풀어보자는 것이다. 

―한국의 스마트시티 전략은 잘 진행되고 있나. 

▷이 원장=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슝안특구를 계획하는 데 연구개발(R&D) 비용만 1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돈을 많이 넣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우리도 세종·부산 등 스마트시티 계획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시범도시 건립에 국내 기업 400여 개가 힘을 합치는 것도 좋지만, 왜 외국 기업이 없는지가 의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 그들이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안 실장=오는 11월에 부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시기에 맞춰 한국이 준비 중인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아시아의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홍보할 생각이다. 한국이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를 기회로 스마트시티 대표 국가로 치고 나갈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얘기다. 

▷이 원장=얼마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주 개발 관련 미국 스타트업을 만나 모든 지원을 해줄 테니 비슷한 분야에 있는 다른 글로벌 기업을 파리로 끌어와 달라고 직접 읍소했다. 우리도 역사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세안 정상들 앞에서 대통령이 직접 스마트시티가 나아가야 할 미래 모델을 보여주고 함께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유 단장=이제는 소규모 실증을 넘어선 유의미한 상업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스마트시티에 적은 돈을 투자해 테스트베드로만 활용했는데, 상업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굴러가지 않으면 기업이 들어올 수가 없다. 세종 5―1구역 시범도시는 주민이 3만명도 안 되는데, 여기서는 자율주행 셔틀 상업화가 불가능하다. 시작 단계부터 세종시 전체로 향후 자율주행 노선을 확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실증뿐인 테스트베드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 도시를 나중에 폐허로 만들 수 있다. 

―한국은 대기업 역할이 큰 나라다. 스마트시티에서 대기업 역할은 무엇인가. 

▷황 의원=프랑스에서는 그자비에 니엘 프리통신사 회장이 주도해 스타트업, 스마트시티 생태계 조성에 직접 나섰다. 이처럼 대기업이 스마트시티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유 단장=현재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대기업은 제한이 많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현재 과도한 수준이다.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일대일로 매칭해 수의계약을 하게 하면 대기업이 그간 연구해놓은 핵심을 그 지자체에 쏟아부을 것이다.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대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이 원장=정부가 스마트시티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표준을 잡아주는 일이다. 표준을 정해주지 않으면 스마트시티라는 공공사업이 미리 인프라스트럭처를 깔아놓은 대기업에 휘둘릴 수 있다. 또 기술 표준을 확립한 스마트시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자리 잡으면 엄청난 기득권을 확보하는 셈이다. 스마트시티의 글로벌 표준 확보야말로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시리즈 끝> 

■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정리 =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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