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이 지휘한 佛창업거점…전세계 스타트업 1만개 줄서
기업인이 지휘한 佛창업거점…전세계 스타트업 1만개 줄서
  • 전범주 기자
  • 승인 2019.08.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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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이통사 `프리` 창업 니엘
"나랏돈 안받아야 자율 지켜"
사재 2억5천만 유로 투입

글로벌 스타트업 몰렸지만
1000곳만 선별해 입주시켜

거대한 스마트 공유주택 등
파리13구역 일대 `대변신`

◆ 스마트시티 기업에 맡겨라 ② / 佛국가프로젝트 `스테이션F` ◆

프랑스 혁신의 산실 프랑스 파리 변두리인 13구역에 위치한 `스테이션F`는 총 4만3000㎡ 규모로 3개존, 3000여 개의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됐다. 워크스테이션에서는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 장비가 제공되고, 코워킹 스터디 카페 등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시설이 운영된다. 스테이션F 내부에 위치한 워크스테이션에서 스타트업 직원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스테이션F]
프랑스 혁신의 산실 프랑스 파리 변두리인 13구역에 위치한 `스테이션F`는 총 4만3000㎡ 규모로 3개존, 3000여 개의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됐다. 워크스테이션에서는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 장비가 제공되고, 코워킹 스터디 카페 등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시설이 운영된다. 스테이션F 내부에 위치한 워크스테이션에서 스타트업 직원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스테이션F]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에 공항에 도착한 프랑스인 사업가 장루이 트리포 씨는 허겁지겁 자신의 차를 대충 주차한 뒤 출국 수속장으로 향했다. 잠시 후 공항 발레파킹로봇 `스탠`이 차량 정보와 비행 일정을 인식한 뒤 지정 주차장으로 차를 옮긴다. 스탠은 주차장 전체를 스캔한 뒤 빈 공간을 찾아 테트리스를 하듯 주차한다. 며칠 뒤 출장을 마치고 공항에 온 트리포 씨는 스탠이 미리 준비한 차량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프랑스 리옹 공항은 올해 스타트업 `스탠리로보틱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주차로봇 스탠을 이용한 발레파킹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지게차 원리로 작동하는 스탠은 차량 전면부 바닥으로 긴 지지대를 집어넣어 차량의 바퀴를 들어 올린 뒤 차량을 이동시킨다. 공간과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고 차량 간 10㎝ 간격으로 주차할 수 있어 공간 효율이 일반 주차 대비 50% 증가한다. 리옹 공항은 현재 500대 주차가 가능한 서비스를 향후 6000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스탠리로보틱스는 2015년 창업한 4년 차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기술 전문가가 핵심 멤버로 있지만 창업한 지 5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글로벌 국제공항에서 빠르게 자리 잡게 된 것은 스타트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에 올인한 프랑스의 국가 전략 덕분이다. 

프랑스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자율주행, 자율주차, 에너지 관리 등 스마트시티 기술 개발 주도권을 스타트업이 쥘 수 있도록 기업이 끌어주고 정부가 밀어주는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발레파킹로봇 스타트업 스탠리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프랑스 리옹공항에서 발레파킹로봇 `스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스탠이 주차된 차량을 옮기고 있다. [사진 제공 = 스탠리로보틱스]
발레파킹로봇 스타트업 스탠리로보틱스는 세계 최초로 프랑스 리옹공항에서 발레파킹로봇 `스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스탠이 주차된 차량을 옮기고 있다. [사진 제공 = 스탠리로보틱스]

지난 6월 27일 개관 2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직접 찾아가 본 스테이션F는 지하철역에서 내린 뒤 조용한 주택가를 가로질러서야 만날 수 있었다. 이날은 행사에 맞춰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로레알, 아디다스 등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테이션F의 가능성을 보고 직접 투자에 나섰다"며 "네이버의 모바일 사업에 도움이 될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션F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혁신 기술이 개발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곳을 중심으로 도심이 재생되며 스마트시티로 변신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스테이션F는 최근 들어 도시의 기능에 집중해 외연을 폭발적으로 넓히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실제 스테이션F는 개관 1년 차를 맞은 작년 5월 3500㎡, 1000석 규모의 레스토랑 `라 펠라치타`를 개관했다. 프랑스 최대 레스토랑 체인 빅마마가 직접 운영하면서 스테이션F 근무자뿐 아니라 사람들이 몰려드는 파리의 명물로 부상하고 있다. 

2주년 행사 즈음엔 스타트업 종사자가 거주할 공유주택 `플랫메이트`가 문을 열었다. 600개 방으로 이뤄진 플랫메이트는 파리의 일반 주택 임차료의 절반밖에 안 되는 가격에 스테이션F 거주자들이 혁신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IoT 기술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최첨단 스마트 건물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거주 공간이다. 

이 덕분에 이민자 임대주택과 차이나타운이 위치했던 파리 13구역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젊은 창업가 수만 명이 어우러지며 스마트주택과 유명 식당가까지 가세해 2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살게 되고, 방문하고, 즐기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이뤄지는 셈이다. 

스테이션F 총책임자인 록산 바르자는 "스마트시티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사람들이 찾고 싶은 문화·휴식 공간으로서 역할까지 고려해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테이션F는 주변 용지를 꾸준히 확보해 플랫메이트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던 파리 변두리 13구역은 활기 넘치는 젊은 도시로 뒤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입주 스타트업은 스테이션F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홍보하고 적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테스트하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인 뒤 실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셈이다.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여러 전략 덕분에 미국 중국 영국 등 국가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인재가 스테이션F에 입주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특히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위기감이 감도는 영국과 대조적이다. 조사기관 피치북에 의하면 프랑스의 기술기업 벤처 지원금은 2018년 23억유로로, 2017년(16억유로) 대비 40% 이상 늘었다. 반면 영국의 투자 규모는 2017년 66억유로에서 2018년 54억유로로 크게 감소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스테이션F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성남시와 서울시 양천구 등 지역자치단체와 각종 벤처 지원 관련 업계에서는 스테이션F를 성공적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자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로 벤치마킹하기 위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양천구는 지역 내 유휴용지에 기술 간 융·복합을 실증해낼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스테이션F 모델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특별취재팀 = 매일경제 전범주 팀장(네덜란드 로테르담·알메러) / 정지성 기자(일본 도요타·쓰나시마) / 추동훈 기자(프랑스 파리·스페인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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