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없는 명품 가득…이것이 VVIP의 품격
가격표 없는 명품 가득…이것이 VVIP의 품격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9.10.23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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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로 간 백화점 VIP라운지…갤러리아百 대전 `메종 드 갤러리아` 가보니

`집에 두면 이런 느낌` 강조하듯
자연채광 쇼룸 5개층으로 꾸며
年 4천만원 이상 구매고객 한정
동반 2인까지 예약제로만 운영

로열코펜하겐 티웨어 세트에
유기농 북유럽차 시음 서비스
옷 5벌 골라 편하게 입어보기도

지난 10일 대전 유성구 도룡동 단독주택가. 정원을 잘 가꾼 주택들이 시작되는 골목 초입에 카페 겸 갤러리 같은 하얀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메종 드 갤러리아`, 프랑스어로 갤러리아의 집이라는 뜻의 갤러리아백화점의 VIP라운지다. 건물 외벽에 작게 이름만 써 있을 뿐, 외부에서는 백화점 시설인지 알기 어렵다. 메종 드 갤러리아는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과 직선거리로 3㎞ 이상 떨어졌다.백화점 건물 내에 위치한 VIP라운지처럼 백화점에 들른 김에 커피를 마시고 가는 공간은 아니다. 유리문으로 들어서자 미색과 흰색, 연회색이 어우러진 인테리어와 VIP 응대 전담직원이 기자를 맞았다.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에서 연간 4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고객은 예약제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의 VIP와 동반 2인 고객까지 방문 가능하다. 오픈 첫날인 이날 방문예약고객은 60명이었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5개층으로 구성됐다. 작은 살롱과 카페, 갤러리, 프라이빗룸이 층별로 연결된 형태다. 하나의 테마를 잡아 다양한 생활용품과 가구, 조명, 그림 등으로 공간을 꾸몄다. 다음달 중순까지는 `일상의 여유`를 주제로 잡았다. 루이스 폴센의 조명, 추에로 디자인의 나비체어 등 잡지에서 화보로 만났던 유명 디자인 제품이 공간과 어우러졌다. 이솝, 조말론 등 향 관련 용품도 눈에 띄었다.

3층에 있는 2개의 프라이빗룸에서는 예약 고객 대상 이벤트나 신제품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다. 고가의 보석이나 시계 등을 구매하려는 VIP고객들은 보통 백화점 매장 뒤편에 설치한 VIP룸에서 상담하는데, 여기서는 아예 VIP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최대 3개 브랜드의 옷을 5벌까지 골라 편하게 시착해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로 다른 브랜드의 옷이 잘 어울리는지 한꺼번에 입어보려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사전 예약하면 갤러리아 타임월드에서 옷을 가져와 정해진 시간에 세팅해준다.

4층에는 원데이 클래스가 가능한 커다란 주방과 바, 로열코펜하겐 `플로라 다니카` 전시가 열리는 방이 있었다. 러시아 예카트리나 2세를 위해 당시 덴마크 왕이 주문했던 식기로, 덴마크 왕실 연회 등에 사용하는 최고급 그릇이다. 자기를 세밀하게 뚫어 금과 함께 화려하게 조각한 컬렉션으로, 한자리서 46점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로열코펜하겐 한국 진출 25주년 기념 한정판 야생화 제품도 전시됐다.

메종 드 갤러리아에서는 2층 콘셉트스토어를 제외하면 가격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잘 꾸며놓은 갤러리나 건축가의 집에 들른 느낌이었다. 한스 베그네르가 1950년 디자인한 위시본 의자,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펜던트 조명도 백화점이 사들여 집처럼 꾸몄다. 가격표도 설명도 없지만, 80% 이상이 판매되는 제품이다. "저 조명을 사고 싶다"거나 "이 화분이 집에 어울릴 것 같다"고 문의하면 주문 제작을 받아 집으로 배송해준다.

체험 요소도 곳곳에 배치했다. 디저트로 제공하는 서울 금옥당의 양갱, 스웨덴 유기농 블렌딩티인 티미니스트리, 차를 담아주는 로열코펜하겐의 티웨어 등은 기존 백화점에서 소개하지 않았거나 서울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다. 티웨어는 로열코펜하겐의 티웨어 세트 5종 중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황규백 작가의 `나무와 나비` 등 집 안 곳곳에 걸려있는 그림은 가나아트와 협업해 연 5회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한다.

박정민 한화갤러리아 UCP 차장은 "집 안에서 디자인 오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으로 큐레이션했다"며 "가구매장, 향수매장, 차매장을 고객이 각각 둘러보는 대신 편안한 공간에 전시된 상품을 보고 구매 욕구가 일어나도록 고안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기존 상업적 공간과의 차별화다. 모델하우스처럼 꾸며놓고 물건을 팔기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대신, 새로운 트렌드와 취향을 보여주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자연 채광을 배제하는 백화점과 달리 건물 곳곳에 창을 내고 층별로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테라스를 만든 이유다. 일요일은 쉬는 점도 독특하다.

[대전 = 매일경제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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