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연의 도시살롱] 셀프스타터 Z세대가 학교를 바꾼다
[이아연의 도시살롱] 셀프스타터 Z세대가 학교를 바꾼다
  • 이아연
  • 승인 2019.11.1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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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또래의 미국 친구가 있었다. 호기심에 미국 학교 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던 중, 수학시험에서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입을 못 다무는 나에게 친구가 `쿨`하게 말했다. 어차피 일상에서도 계산기로 해결하게 될 단순연산을 왜 시간을 들여서 연습하고 시험을 봐야 하지?

기존의 교육 방식을 대하는 Z세대의 태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2차 세계대전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구글링으로 0.5초 만에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외워서 시험을 봐야 하죠?" 기술의 발달은 단순히 학습과 평가 방식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학교라는 기존의 교육체계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예를 들어 `미분`을 검색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텍스트 기반의 교과서보다 훨씬 뛰어난 영상 설명 자료와 전 세계 유명 석학들의 무료 강의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전 세계 Z세대는 서서히 질문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왜 학교에 가야 하죠?"

미래학자 로히드 탈와는 미래의 직업 중 65%는 전에 없던 새로운 직업이며, 한 사람은 평생에 걸쳐 40개의 직업과 10개의 전혀 다른 경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Z세대의 교육에 있어서 기존 방식이 힘을 잃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래서 이걸 이런 방식으로 배우면 사회에 나가서 먹고살 수 있나요? 어떤 삶을 살게 되나요?"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어른` 혹은 `선생님`이 없다는 점이다.

전 세계 Z세대는 국적에 상관없이 모두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의 교육제도가 이를 불식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에도 많은 혁신과 개선이 도입 중이며, 셀프스타터의 특성을 강하게 보이는 Z세대가 직접 교육과정 구성에까지 참여하는 미래 학교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때 특히 강조되는 것은 정보와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의 창의성과 학생주도성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및 기술부 총책임자인 안드레아스 슐라이허가 "과거에는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정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구글에 검색하면 수만 개의 답이 올라와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이처럼 나침반의 개념, 학생주도성은 향후 더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고 말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물론 새로운 교육 방식을 시도했다고 해서 모두 성공적으로 Z세대의 교육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알트스쿨과 같은 실패 사례도 있다. 무려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모든 학생에게 첨단 기술 장비를 보급해 큰 기대를 모았던 이 학교는 태블릿PC와 오디오북으로만 학습하다 정작 글자를 읽는 법은 제대로 익히지 못한 학생이나, 맞춤법 검사 앱에 의존하다 보니 기본 어휘 철자마저 혼동하는 학생이 속출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자본과 기술의 투입으로 미래의 학교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남기고, 알트스쿨은 폐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성공 사례도 적지 않다. 아이비리그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타이틀로 큰 화제를 모았던 미네르바스쿨은 올 5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전 세계에서 접속한 사람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이 주요 커리큘럼이다. 정해진 캠퍼스는 없으나, 학부 과정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학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한다(한국에 머물고 있는 학생들은 카카오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체 평가에 의존한 바가 있기는 하나, 첫 졸업생들의 취업 성과가 아이비리그에 못지않다는 데에 의견이 모인다.

앞으로 10년간 새로운 교육을 주도한 새로운 인재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다. 셀프스타터인 Z세대가 학교를 직접 바꿔 나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셰어하우스 우주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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