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셔는 보았나, 바리스타의 음료 구독 서비스
마셔는 보았나, 바리스타의 음료 구독 서비스
  • 김진환
  • 승인 2019.11.2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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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및 서비스 산업의 영업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관련 업계 종사자 인터뷰를 통해 보다 다양한 영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바리스타강 커피팩토리 강덕기 대표
바리스타강 커피팩토리 강덕기 대표

[바보야, 문제는 영업이야-54] 나는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커피를 취미로 즐기다 커피숍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접 커피를 볶아서 운영하다 보니 커피원두에 대한 전문성이 쌓이면서 직접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다른 카페에 공급하게 되었다.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새로운 거래처가 계속 생겨났고, 원두 공급 이외에도 커피머신 렌탈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생겨나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원두커피를 비롯해 160여 종에 이르는 음료를 구독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회사 이름은 '바리스타강 커피팩토리'다.

최근 들어 과자류를 주로 취급하던 간식 구독 업체들이 음료 영역으로까지 빠르게 진입 중이다. 간식이든 음료든 결국 어딘가에서 납품받아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를 결국 유통 문제로 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간식 구독 업체들은 과자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소비자의 우려 속에 1인당 소비량이 쉽게 높아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로 인해 식사 대용품이나 과일, 음료 등에 눈길을 주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음료이기 때문에 앞으로 쟁탈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고 어떻게 서비스를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우리는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커피 전문 업체이기 때문에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커피머신 렌탈을 하는 업체 중 주문 당일 로스팅을 하고 원두 공급을 할 수 있는 업체는 드물다.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같은 원두라 할지라도 머신회사 브랜드별·모델별 특성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원두커피를 제외한 RTD(Ready To Drink·이미 만들어져서 개봉 후 마시기만 하면 되는 음료) 제품은 원두커피와 달리 무슨 전문성이 필요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품 유통과 위생 관리, 냉장고 관리, 커피머신 관리 등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커피숍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의 유통, 위생 관리, 커피 퀄리티 컨트롤, 음료 제조·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일반 유통업체와 다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일반 커피머신 렌탈업체나 음료 유통업체는 설치 후 커피머신·냉장고 관리나 커피 맛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관리가 되지 않은 커피머신은 커피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커피머신 렌탈 서비스와 음료 구독 서비스는 다소 다르다. 커피머신은 기업은 물론이고 식당, 매점, 미용실, 베이커리 숍 등 개인 점포에서도 많이 이용한다. 좁은 장소에 간단하게 설치해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료 구독 서비스는 기업에만 해당한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음료를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필요하며 그곳에 그때 그때 기호에 맞는 음료를 챙겨둔다. 인적 자원이 중요한 IT 업종이나 상담센터 등에서 직원 복지 차원에서 주로 이용한다.

음료는 본사와 총판 모두를 콘택트해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상담을 통해 품목을 선택하고 각 업체 소모량에 맞추어 입고 주기를 조정한다. 음료는 현재 총 167종을 취급하는데 캔커피, 차, 생수, 탄산수, 우유, 두유, 고카페인 음료, 에너지 드링크, 탄산 음료, 각종 주스, 채소 음료, 이온 음료 등 정말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 때문에 차 음료에 대한 소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음료 유통 시 유의사항 몇 가지가 있다. 캔은 터질 수 있고 병은 깨질 수 있다. 유제품은 유통기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객에 의해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거나 제조사가 단종한 제품은 방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품 종류가 많기 때문에 종종 간과할 수 있는 문제다. 결정적으로 고객의 변화하는 입맛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피드백을 구하고 그것을 잘 반영해야 한다.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한정된 냉장고 공간에 어떠한 음료를 어느 정도 비율로 넣어야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우리 매출도 높아질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회사에서 음료 구독할 때 직원들은 자기 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편의점에서 자기 돈으로 하루에 음료를 1병도 안 사던 사람이 사무실에서는 하루에 3~4병을 마시는 것이다. 요새는 식사 후 커피나 차를 한잔할 때가 많은데 커피숍에서 1병에 3000~4000원 이상 하는 음료를 사무실에서 무료로 마실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다. 그로 인해 어떤 고객사는 음료 값이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많이 나왔다며 난감해 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고객사와 우리 문제가 아니라 공유 자원에 대한 조직 문화가 관건인데, 여하튼 이러한 이유로 음료 구독을 재고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처럼 무제한으로 음료를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합의된 금액만큼만 음료를 채워넣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아직 시장이 태동기인지라 이러한 시행착오는 한동안 겪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료 구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 본다. 편의점 대비 5~25% 비용 절감이 되는 데다 사무실 냉장고에 비치까지 해주기 때문에 직원들이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미 언급했듯 우리는 원두커피 전문 업체로서 커피기기 설치·운영·관리도 완벽하게 해주므로 한 번 고객이 되면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다.

바리스타강 커피팩토리는 나 포함해 직원이 3명인 작은 회사다. 지금까지는 입소문을 통해 들어오는 요청 사항을 쳐내기만도 정신없이 바빴다. 지금의 고객사들도 커피머신 렌탈을 시작으로 음료 구독으로 확장했거나, 기존 고객사를 통해 소개받은 업체가 대부분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거나 마케팅을 해서 확보한 고객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존 간식 구독 업체가 성장하고, 커피머신 업체도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우리 역시 보다 적극적인 영업의 필요성을 느낀다. 서울에 임직원이 많은 회사, 카페, 식당 등을 잠재 고객으로 생각하면서 직접 찾아가는 영업을 준비 중이다. 다만 우리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만 승산이 있기 때문에 커피를 잘 다룰 줄 아는 직원을 채용해 시장을 확장하려 한다. 단순히 배송만 잘한다면 우리가 택배 업체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커피회사로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가진 전문성을 이 사업에 최대한 녹여내고자 한다.

사실 커피머신 렌탈이든, 음료 구독이든 기업으로서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한 업체에 연결되어 한 번 미팅을 하기까지도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어렵게 미팅을 잡아도 모두 계약까지 성사되지는 않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와 음료 구독 서비스를 노출시키고, 기존 업체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높여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영업 포인트라고 본다.

[김진환 벤처기업 세일즈 디렉터]

※10년 이상 세일즈·마케팅 업무에 종사했으며 현재 암호화폐 지갑을 서비스하는 벤처기업에서 세일즈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고 그 전문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verhoyans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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