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想想) 상해] 상해 Costco 오픈날, 미중 무역전쟁이 대수?
[상상(想想) 상해] 상해 Costco 오픈날, 미중 무역전쟁이 대수?
  • 최지혜
  • 승인 2020.02.21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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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상해 거리도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상해를 떠났다 돌아왔을 경우 자가격리 시행으로 통신사 앱을 통해 14일 동안 온전히 상해에 머물렀음이 확인되어야 쇼핑몰, 상가 등에 출입할 수 있고, 이후 학교에도 갈 수 있다. (현재는 개학보류 중, 개학일시 미정)

아파트 밖을 잠시 나갔다 들어올려고 해도 기존 아파트 출입카드 외 새로운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할 정도이고, 현재 필자도 자가격리 중이라 아직 집밖에 못 나가보기는 했지만 상해의 (리테일) 공간들도 텅텅 비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로인해 현재의 상해 Costco는 예전의 모습과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번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중국의 리테일은 앞으로도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조금은 늦었으나 오픈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중국 Costco 1호점 개장시 상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돌이켜보고자 한다.

상해 Costco 오픈날(사진 출처: 상하이저널)
상해 Costco 오픈날(사진 출처: 상하이저널)

2019년 8월 상해에 Costco가 처음 오픈했을 때(중국 전역으로도 1호점) 정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하루종일 위챗(우리나라 카카오톡과 유사한 중국 메신저 앱)에는 실시간 Costco 현장이 생중계 되다시피했다.

주차장 진입까지 몇 시간 소요된다더라, 주차장에서 매장입구까지 또 줄이 몇겹이라더라, 부터 시작해서 서로 고기를 가져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동영상까지.

결국 극심한 교통정체로 그 날 주변 국제학교들은 스쿨버스 노선을 임시로 바꿔 운행했고, 급기야 오후 1시에 Costco는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덕분에 그 날 밤 미국시장에서 Costco주가는 날아오르고!

그로부터 몇 달 동안도 몇몇이 앉았다 하면 Costco 괴담이 주제가 될만큼 상해를 들썩거리게 하다가 최근에 좀 안정이 됐다 하여 드디어 가봤다. 

상해 Costco 내부
상해 Costco 내부
상해 Costco 내부
상해 Costco 내부

내가 가 본 Costco 매장은 미국, 한국, 괌 등인데, 정말 찍어 갖다 붙여놓은것처럼 상해 매장도 똑같았다. 정체성 그대로 중국에 들어와 "내가 Costco다" 말하는 느낌.

매장이 오픈한 8월 즈음은 한창 미중 무역전쟁으로 분위기가 살벌할때였고, 반농담으로 당시 중국인들은 사과(Apple)도 사먹지 말자는 분위기였다. 실제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해 Costco는 보란듯이 성공했고, 그 이면엔 중국인들의 소득성장에 발맞춘 건강하고 믿을만한 먹거리 수요의 폭발적 성장이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몇 년전 캐나다에 거주했을 때 중국인들과 같이 마트 탐방을 간 적이 있는데 유기농, GMO free 제품 및 고기 등급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고 특별한 관심과 애착을 보였다.

상해 Costco에서 파는 한국 음식
상해 Costco에서 파는 한국 음식
상해 Costco에서 파는 한국 음식
상해 Costco에서 파는 한국 음식

상해 Costco에서도 단연 고기 및 신선제품이 최고 인기품목이고, 요새 아보카도 오일이 대세인지 인당 2개까지만 구매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또 반갑게도 그들의 한식 사랑에 따라 한국산 떡볶이, 김, 전주비빔밥, 미역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상해에 살면서 왠만하면 중국제를 쓰는데 딱 하나 아쉬운 게 소고기였다. 중국에선 상대적으로 돼지고기가 인기이다 보니 좋은 소고기 찾기가 힘들다. 소고기를 먹어도 주로 샤브샤브(훠궈, 火锅) 혹은 양념 볶음 위주로 요리해서 그런지 우리나라 식으로 그냥 불판에 구워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 고소한 맛 고기가 그리웠다.

처음에는 집에서 멀고, 단촐한 식구 대비 너무 대용량이라 Costco 자주는 못 가겠다 생각했는데, 소고기 한 번 구워먹고 나서 생각이 싹 바뀌었다. 

심지어 여기가 어디인가, 배송의 대혁명을 이뤄내는 중국 아니겠는가.

Costco 매장 오픈과 함께 구매대행 위챗방이 등장한 것이다. 업체에서 매일매일 제품 사진을 찍어 올리면 나는 원하는 물건을 주문한다. 구매금액의 10%가 좀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딩동! 

집에서 멀어도, Costco 회원카드가 없어도, 택시비보다 훨씬 싼 구매대행수수료 내고 맛있는 소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 상시 애용할 준비가 되었다. 

중국도 요새 소규모 가족이 대세라 작은 평수 아파트, 오피스텔, 편의점 등이 인기가 많은데 처음엔 대규모 창고형 마트 Costco의 인기가 유지될 수 있을까 궁금했었다. 

하지만, 좋은 품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중국인들이 건강 먹거리에 지갑을 열기 시작한 적절한 타이밍이 맞물려 하나의 소비문화 행태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하다. 

뭐든지 뚜렷한 특색을 가진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창고형, 대용량, 가성비로 확실한 색깔을 가진 Costco와 빠름, 편리함, 다양함으로 무장한 흐어마가 서로 잡아먹지 않고 함께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흐어마를 론칭하며 제시한 집집마다 냉장고를 없애겠다는 깜찍한 아이디어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Costco 때문에 냉동고는 더 잘 팔릴 듯하다.

[최지혜]

현재 상해 거주 4년차 주부입니다.

미국 Columbia 대학 석사과정 졸업 후 맥쿼리증권, 한투증권, 다이와증권 등에서 리서치팀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었구요. 직업병처럼 상해를, 중국을 찬찬히 뜯어보며 분석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미국, 캐나다, 한국 거주 경험과 비교해보니 중국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더라구요.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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