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Speaks Z] 코로나로 인해 바뀐 대학가 풍경
[Z Speaks Z] 코로나로 인해 바뀐 대학가 풍경
  • 김승현
  • 승인 2020.03.27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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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0년 동안은 Z세대가 먹고, 입고, 사는 모든 생활양식이 트렌드를 주도하리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와 서울대학교 부동산학회 'SRC'가 함께 기획한 본 칼럼 [Z speaks Z]를 통해 Z세대의 공간 활용 방식과 그 이유를 Z세대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이 오프라인 개강을 하지 않았다. 캠퍼스는 평소보다 훨씬 고요하다. 햇살의 색이 겨울보다 선명해졌고, 나뭇가지에 꽃잎의 수가 많아지는데도 신입생들이 들어오지 않은 탓인지 공기는 조금 가라앉아 있다. 사용 중인 창업자 오피스가 서울대 교내에 위치해 있기에 캠퍼스로 출근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늘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챙기고, 손소독제를 상비하게 된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동생은 송도 분위기가 궁금하다며 연세대 의대 진학을 택했는데, 정작 가고 싶어한 송도는 가지도 못하고 본가에서 혼자 책이나 뒤적거리고 있다. 그 좋아하던 PC방도 더 이상 가질 못한다. 주위의 20살, 21살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좀 처연한 느낌이 든다.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곳도 많은 나이에 집 아니면 카페밖에 갈 수 없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의 일상이 갑자기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서로 안전하고, 배려하고 싶은 마음으로 마스크를 쓰는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고, 이런 커뮤니티 안에서 살아간다는 점에 조금은 안심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오피스에서 찍은 캠퍼스 풍경. 한창 사람이 많을 점심시간인데도 유동인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제 막 입학한 친구들은 어쨌든 코로나 시국으로 바뀐 대학 풍경에 각자의 방식대로 적응해가고 있다. 우선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카페로 발걸음을 옮긴다. 주요 대학가 스타벅스는 오히려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매출이 조금 더 상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많은 학생들이 ‘집에서는 공부하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는데, 학기는 온라인으로라도 시작했기에 카페나 스터디카페로 향하는 것이다.

3월 10일 서울대학교 에브리타임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입구역 공부하기 좋은 카페 추천 글>. 코로나 사태로 다들 학교에 가질 못하는 상황이니 가기 좋은 카페를 추천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은 2020년 상반기에 올라온 게시물 중 가장 많은 좋아요, 스크랩을 받은 글 중 하나에 속한다(3월 BEST). 물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카페에서 여럿이 모이지 말고 혼자 방문하자는 기조 정도는 있다. 개강 초기, 신입생들 사이에서 ‘단체로 카페에서 사이버강의를 듣는’ 학과가 몇 곳 있었는데, 금세 자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되며 사라졌다고 들었다.

사이버강의 방식은 또 어떤지. 3월 셋째주부터 시작된 사이버강의로 학교마다 많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낳고 있다. 교수님께서 집에서 강의를 하시는데 벌컥 교수님 아내분이 문을 열고 들어오시며 “당신 그거 언제 끝나요?” 하고 물어보시니, 당황하신 교수님이 30분이나 일찍 수업 종료를 약속하셨다거나. 교수님 고양이가 갑자기 웹캠 앞을 가리고 주저앉아 버려서 고양이만 보인다던가.

교수님들만큼이나 학생들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보통 출석 확인을 위해 교수님들은 모두의 웹캠을 켜놓을 것을 요구하신다. 모든 학생들의 얼굴이 한데 보이다니. 판옵티콘도 아니고. 얼굴만 보이는 거면 차라리 낫다. 정리정돈이 안 된 자취방이 그대로 다 노출되어야 한다니. 드문 일이지만 가족이 카메라 앞에 난입하기도 한다. “집에서 컴퓨터만 해서 어쩌려고 그러니!” “엄마 나 이거 강의 듣는 거라니까!”. 다른 학우들의 가정 활극을 모니터로 지켜보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미묘한 심정이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카페로 가서 웹캠을 켜는 학우들이 많아지는 느낌이다. 어쨌든 사이버라도 일상은 돌아가야 하고, 누구나 일상이 노출되는 건 싫으니까.

비슷한 상황으로 현재 대다수의 사람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서 멀리 가야하는 장소는 꺼리는 편이지만 원래 ‘일상’적으로 방문하곤 했던 장소는 여전히 찾는 것 같다. 맛집이 많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입구역 근처 ‘샤로수길’에는 가게 앞의 줄이 싹 사라졌다. 그렇지만 학교 식당이나 집밥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고시식당의 이용자 수는 예전과 크게 변함없는 느낌을 준다. 어쨌든 일상은 돌아가야 하니까.

신입생일수록 학교 자체 커뮤니티 사이트보다 ‘에브리타임’ 앱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
20대 초반을 겨냥한 마케팅도 보통 에브리타임, 캠퍼스픽 등의 앱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서울대입구역 카페 추천글 캡처.

서울대 부동산학회 ‘SRC’는 현재 20살부터 34살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가 활동하고 있는 학회이다. 학회도 아마 이번 학기에는 온라인을 이용해 거의 모든 세션을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실체가 있는 자산을 배우는 학생들로서 다소 아쉬운 점은 있다. 그렇지만 언제나 최선의 자세는 만약에 대비하고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스물한 살로 Z세대의 최전선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는 작년 신입생 건설환경공학부 김준성 학생에게 지금의 일상이 작년과 대비하여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간단히 말해 줄 수 있냐고 물어 다음과 같은 글을 받았다.

- 아래는 김준성 학생의 답변 전문-

“코로나를 처음 접했을 때엔 ‘잠시 지나갈 유행성 질병’ 정도로 생각하였지만, 지금은 그 심각성이 증대되어 내 일상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통학 대신 사이버 강의가 이루어진다. 나는 대학가 카페들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최근 한양대학교, 서울대학교를 방문하며 신기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스터디 카페(혹은 학습 위주의 조용한 카페)에 사람들이 붐빈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강의실이란 공간 대신, 새로운 ‘공부를 위한 공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누군가에겐 집 혹은 자취방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공간을 필요로 하였으며 이는 결국 주변 카페 혹은 독서실과 같은 장소의 새로운 수요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와 멀어졌다. PC방, 영화관과 같이 밀폐된 장소는 전염가능성이 높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또한 학생을 포함한 젊은 연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진원지’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소문의 영향을 받아 큰 매출감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사 업종 관계자들은 장비 소독, 물티슈 제공 등의 방법으로 손님 유치에 큰 노력을 가하고 있지만 닫힌 공간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열린 공간에서의 데이트를 선호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다양한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잠실 롯데타워 몰에서 쇼핑하는 등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시간을 보냈었다. 요즘의 경우 한강공원, 낙산공원 등 개방적인 장소를 선호하게 되었으며, 상대적으로 평소에 비해 소비가 줄었다. 특히, 음식점, 쇼핑, 영화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의 경우 안전의 이유로 방문이 꺼려진다. 근황을 살펴볼 때 아직도 방문이 잦은 몰이 있지만, 예전만큼 붐빌 정도의 수요가 유지되진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엔터테인먼트가 사라지고 열린 공간에서의 데이트만 진행되는 일상이라니, 조금 건조할 수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조금씩 더 서로를 배려하면서 바뀐 일상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어서 이 힘든 시기가 지나 평소보다 더 길어진 학생들의 겨울방학에도 끝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할 수 있기를.

[김승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며, 서울대학교 부동산학회 'SRC'의 24기 학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부동산금융과 기획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는 프롭테크 창업팀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준성]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에 재학중이었습니다. 당분간은 서울대 ‘사이버’ 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에 재학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족의 영향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과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발명과 토론 분야에서 장관상을 두 번 수상하는 등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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