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想想) 상해] 상해의 마천루 삼총사
[상상(想想) 상해] 상해의 마천루 삼총사
  • 최지혜
  • 승인 2020.05.1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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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의 중심가 푸동(浦东) 루쟈주이(陆家嘴)에 가면 "우리가 상하이다!"라며 확실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마천루 삼총사를 만날 수 있다.
 
거의 땅에 엎드린 자세로 겨우 건물의 꼭대기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우리나라 제2 롯데월드처럼 각 도시마다 나홀로 우뚝솟은 빌딩은 어렵지않게 볼 수 있지만 마천루 건물 세 개가 나란히 들어선 경우는 흔치 않다.
 
건물 혹은 공간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사회를 보여주고 문화를 표현하고 결국은 사람과 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상하이의 마천루 삼총사는 중국의 급속한 발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도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며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한 모습으로 그 위풍당당 힘을 집약적으로 내뿜고 있다.
우리가 상하이다!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삼총사 중에서도 제일 높은 건물은 상하이타워(Shanghai Tower, 上海中心大夏, 위 사진 맨 오른쪽 빌딩).

632m 높이에 연면적 57만 제곱미터로 현존하는 빌딩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한국의 제2 롯데월드가 555m이니 그 무시무시한 높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하이타워는 중국이 좋아하는 용의 승천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건물이 120도 비틀어진 모양으로 위로 솟아 있어 무척 우아하고 아름답다. 또 이중 유리벽 구조로 되어 있어 공간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내벽과 외벽 사이의 공간을 수직 정원으로 활용하고, 냉난방 효율도 높인 스마트한 빌딩이다.
 
1년전 즈음 이 이중유리 공간을 이용해 상하이타워 52층에 이름도 예쁜 '구름조각서점(朵云书院旗舰店)'이 문을 열었다. 서점 내벽/외벽 사이 공간을 카페 및 레스토랑으로 만들어 상하이를 내려다보며 둥실둥실 구름 위에 앉아 책을 읽는 꿈같은 공간이다.
내벽/외벽 이중유리 공간을 이용한 상하이타워 52층 구름조각서점 내 카페, 출처: 大众点评
상하이 황푸강을 내려다보며 둥실둥실 구름 조각 위에 올라탄 꿈같은 시공간 - 친구와 함께

서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밖에서 거대한 건물 외관 사진만 찍고 말거나, 급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서점 덕분에 그 건물을, 그 공간을 좀 더 가까이, 온전히 즐기고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우와!" 탄성 한 번 지르며 최대한 목 꺾어 사진 한 번 찍고 마는 '스치는' 빌딩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머무르고 싶어지는' 공간으로의 따뜻한 변화. 상하이타워도 이제 '사람 냄새가 나는 건물'이 된 느낌이다.

상하이타워 52층 구름조각서점 내부, 출처: 大众点评
상하이타워 52층 구름조각서점 내부, 출처: 大众点评

위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사진 중간에 있는 건물은 일명 '병따개 빌딩'이라 불리는 상하이 세계 금융 센터(Shanghai World Finance Center, 上海环球金融中心)이다. 건물 높이는 492m, 연면적은 38만 제곱미터.

상하이타워보다 높이는 낮지만 병따개 모양으로 뻥 뚫린 윗 부분 덕분에 삼총사 중 제일 눈에 띈다. 중국인들은 원래 바람이 잘 통해야 복이 들어온다고 믿어 아파트 베란다 샷시 설치를 꺼리기도 하고, 그 비싼 땅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중간에 빈 공간을 뚫어놓기도 하는데, 이 병따개 공간은 건축학적으로 풍압을 줄이기 위함이라지만 왠지 저 곳을 통해 바람도 술술 통하고 금융센터답게 돈도 술술 잘 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별칭 병따개 빌딩, 상하이 세계 금융 센터, 출처: 大众点评
바람이 술술 통하면 운도 술술 통한다! 상해의 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중간이 뻥 뚫려있다

상하이 세계 금융센터 79~93층은 최고급 호텔 'Park Hyatt'이다. 초고층 빌딩인 덕분에 방 안에 누워 바로 옆 88층 규모의 진마오 타워와 상하이의 시그니처 동방명주를 내려다 보는 호사를 누리며 상하이를 한 번에 제대로 품어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동방명주, 진마오타워가 내려다보이는 상하이 세계 금융 센터의 호텔 Park Hyatt Shanghai, 상하이를 한 번에 품어볼 수 있는 최적의 공간! 출처: 大众点评

마지막으로 가장 작지만 가장 화려한 진마오 타워(金茂大夏, 위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사진 맨 왼쪽). 높이 421m, 연면적 28만 제곱미터로 앞의 두 빌딩과 비교하면 앙증맞지만 독특한 외관과 구조로 인상에 크게 남는다. 혁신적인 계단식 형태의 외곽선으로 총 16개의 외부 기둥을 세웠고 위로 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구조물 모양으로 중국 원조 마천루라 할 수 있는 탑을 쏙 빼닮았다.

독특하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진마오 타워,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행운의 숫자 8이 건물 전체에 녹아들어 있다. 출처: 大众点评

진마오타워는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행운의 숫자 8을 건물 컨셉으로 활용했다. 총 88층에 각 층은 바로 아래층보다 1/8 작게 설계했고 높이와 너비의 비도 8:1이다. 또 중앙을 8각형 모양의 코어로 비워 건물 내부 또한 무척 아름다운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었다.

코어를 비워 건물 내부 또한 또 하나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낸 진마오 타워, 출처: 大众点评
진마오 타워 53~87층은 Grand Hyatt Shanghai 호텔이다. 바로 눈높이에서 동방명주를 볼 수 있고 중앙코어가 뻥 뚫린 아름다운 내부구조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이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는 그들 셋이서만 나란히 뭉쳐있는 게 아니다. 또 하나의 고층 빌딩 IFC, 그리고 반대편에 위치한 상하이의 시그니쳐 동방명주와 원형 육교를 중심으로 뻗어나간 스카이워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둥근 육교에 올라 하늘 높이 솟은 마천루 삼총사와 화려하고 특이한 모양의 동방명주에 둘러쌓여 있노라면 잠시 또 하나의 다른 시공간을 마주한 묘한 기분에 빠진다.
원형 육교를 중심으로 뻗어나간 스카이 워크로 서로 연결된 동방명주와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출처: 大众点评
상해는 중국이 경제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이후 전 세계의 금융·경제 중심지로 뻗어나가고 있다. 상해의 푸동 지구는 상해의 신시가지로 그 중에서도 마천루 삼총사가 있는 루쟈주이는 상하이의 현재와 미래를 제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세계적인 기술을 총망라해 가장 혁신적으로 지었지만 중국을 대담히 녹여내고 있는 그 곳이 바로 '상하이'다.

[최지혜]

현재 상해 거주 4년차로 자연주의 BOCHA를 운영중입니다.

미국 Columbia 대학 석사과정 졸업 후 맥쿼리증권, 한투증권, 다이와증권 등에서 리서치팀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었구요. 

직업병처럼 상해를, 중국을 찬찬히 뜯어보며 분석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미국, 캐나다, 한국 거주 경험과 비교해보니 중국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더라구요.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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