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기행] 증권사는 왜 로데오에 팝업카페를 오픈했을까? | 문화다방
[지안기행] 증권사는 왜 로데오에 팝업카페를 오픈했을까? | 문화다방
  • 박지안
  • 승인 2020.06.05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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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팝업 카페인 ‘문화다방’이 생겼다. NH투자증권이 공간을 대여하고, 연남동 브레드랩이 빵을, 망원동내커피가 커피를 제공하는 시스템. NH투자증권의 증권사 매장은 흔적도 없는, 오롯한 카페였다. 금융사인 NH가 무슨 연유로 이런 팝업 매장을 하는 것일지 궁금하여, 휴일 오후 문화다방을 방문했다.

로데오 거리 아디다스 건물 건너편. 뉴발란스 매장이 있던 자리에 '문화다방'이 보였다. 공실이 많던 이 근방에 번듯한 팝업 매장이 자리를 채워주니 거리가 조금 활기차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작은 카운터가 있었다. 음료를 결제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NH증권의 회원가입을 하는 곳이라고. 첫 방문 시 음료와 디저트는 무료였다. 회원 가입 절차가 복잡할 줄 알았는데 핸드폰 번호와 이름만 입력하니 쉽게 끝났다.

어떤 커피를 제공하는지 살펴보는데, 요즘 유행하는 무산소 발효 커피 [콜롬비아 메사 알타]가 있었다. 시향을 해보니 확실히 과실 향이 도드라지는 원두였다. 해당 커피와 디저트로 파운드 케이크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바리스타가 원두 20g을 확인시켜 주고 정성껏 드립을 내려 커피를 내어주었다. 일반 콜라보 팝업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전문적인 모습이었다.

정성껏 준비된 커피는 훌륭했다. 잘 숙성된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고 묵직했다.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는데 따뜻한 커피도 맛을 보라고 조그마한 잔에 따로 제공해주는 배려도 좋았다. 브레드랩의 파운드 케이크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나치게 달지 않고 유자 본연의 새콤 상콤한 맛을 잘 살린 파운드 케이크였다.

2번째 방문부터는 커피를 마실 때 4,5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데 이 정도 퀄리티의 커피라면 결코 그 돈이 아깝지 않을 터였다.

2년 전 오픈한 홍대 KB의 청춘 마루, 강남역 하나은행과 엔트러사이트의 콜라보, 그리고 로데오 NH의 문화다방까지. 금융사와 카페 콜라보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NH가 팝업 매장 위치를 왜 로데오로 정했을까 궁금했는데, 최근 로데오 인근에 클럽이 증가하며 유동인구가 늘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이해가 되었다. 로데오는 젊은이들이 모여들면서도, 팝업 매장을 오픈 할 만한 큰 규모의 대관 장소가 있고, 임대료도 적절한 곳이었다.

금융사는 젊은 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정말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손님이 금융사를 찾아갔지만, 온라인 거래가 대세를 이루며, 이제는 금융사가 ‘카페’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시대가 도래했다.

무료로 먹고 마시기엔 과분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오늘의 마케팅은 어디로 향하고 어떻게 전달되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박지안]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이 궁금했습니다. 그들을 탐험하는 지혜의 눈(智眼)을 가지고자, 지안기행을 기록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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