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想想) 상해] 대륙의 맛! 두 번째 이야기: 얼얼하게 매운 '라'와 새콤 '쏸'한 대륙의 국수
[상상(想想) 상해] 대륙의 맛! 두 번째 이야기: 얼얼하게 매운 '라'와 새콤 '쏸'한 대륙의 국수
  • 최지혜
  • 승인 2020.07.1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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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중국의 마라탕이 열풍이라 들었다. 마라탕은 얼얼한 매운맛이 김치찌개, 짬뽕, 매운탕 등에 길들여진 한국인 입맛엔 익숙하게 맛있다. 마치 한국의 떡볶이집을 하교 후 학생들이 지나칠 수 없는 것 처럼 상해에 거주하는 한국 초중고 학생들도 서로 어울려 주로 마라탕집을 찾을 정도이다.

중국의 사천지방 대표음식 마라탕. 얼얼한 맛으로 한국인 학생들에게도 무척 인기이다. (출처=大众点评)

한국에 가장 널리 알려진 중국 면요리 대표주자 중 하나인 마라탕(麻辣烫)은 중국에서도 매운 음식의 성지라 불리는 쓰촨(四川, 사천)성 요리이다. 마라는 중국 쓰촨 지방 향신료인데, '마비될 마'와 '매울 라'의 한자 뜻 그대로 혀가 마비되는 느낌이 날 만큼 얼얼하니 톡 쏘듯이 매운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의 얼큰한 매운맛과는 좀 다르게 혀 끝에서 순간적으로 탁 터지듯이 느껴지는 알싸함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중국의 마라 향신료. 이름 그대로 혀가 마비될 정도로 톡 쏘는 매운 맛이 매력적이다. (출처=大众点评)

한국의 마라탕 식당도 같은 시스템인지 모르겠으나, 중국의 마라탕 식당은 세숫대야만한 큰 그릇에 내가 직접 원하는 재료를 골라담고, 무게에 따라 계산한다. 여러 종류의 고기와 채소, 특히 다양한 종류의 면 중 하나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 라면, 우동, 가는 당면, 치즈떡, 고구마 전분면 등이 있고 매운맛도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어 원화 기준 단돈 오천 원 가량에 꽤 호사스런 음식을 먹는 풍성한 기분이 든다.

중국의 마라탕 식당. 재료를 직접 골라담은 후 무게에 따라 계산하고, 육수와 매운맛 정도도 선택가능하다. (출처=大众点评)

이 마라를 이용한 중국요리는 마라탕 외에도 각종 재료를 마라 소스에 넣고 볶은 마라샹궈, 마라 소스에 가재를 볶은 해산물 요리 마라롱샤 등도 유명하다. 한국에서 가장 쉽게 떠오르는 배달 혹은 외식 메뉴가 주로 짜장면과 탕수육인 것처럼 중국에서도 적당한 가격에 제일 자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마라탕, 마라샹궈이다. 배달문화가 엄청 발달한 중국에서는 한국아이들도 친구들끼리, 혹은 집에서 혼자 밥을 배달해 먹어야할 때 마라탕, 마라샹궈가 최애 메뉴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마라 소스에 각종 재료를 넣고 볶은 마라샹궈. (출처=大众点评)
마라 소스 가재 요리인 마라롱샤. (출처=大众点评)

이처럼 마라탕을 필두로 얼핏 대륙의 국수는 매운맛만이 핵심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현지에 좀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얼얼한 매운맛과 조화를 이루는 새콤한 감칠맛 또한 일품이다. 중국 현지에서도 아예 이 맛을 직접적으로 '시고매운맛(酸辣, 쏸라)'이라 명칭화하고 국물 베이스로 싼롸를 고를 수 있게 하거나, 아예 마라탕처럼 '쏸라펀(酸辣粉)'이라는 국수 메뉴가 있을 정도이다.

대륙의 얼얼한 매운맛과 새콤한 감칠맛이 합쳐진 쏸라펀. 신맛이 더해지며 맛이 더 풍성하다. (출처=大众点评)

중국 쏸라의 매운 맛 베이스 위에 훅 치고 들어오는 대륙의 신맛은 타이 푸드 똠양꿍과 비슷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김치찌개 국물과 비교하면 다소 깊고 묵직한 신맛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국물 베이스의 신맛 외에도 '쏸차이(酸菜)'라는 새콤짭짤한 야채 또한 아주 인기인데, 배추 혹은 무순, 깻잎 등의 야채를 절인 후 발효시킨 반찬이다. 중국음식은 기름진 음식이 많아 다소 느끼할 수 있는데 어느 음식에나 이 쏸차이를 곁들여 먹으면 아주 궁합이 좋고, 새콤짭짤한 감칠맛이 더해져 정말 맛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생선요리, 만두소에 넣기도 하고 우리나라 김치처럼 국수에 올려 먹거나 볶음요리에 함께 볶아 먹기도 한다. 특유의 감칠맛으로 아예 조미료처럼 이용되기도 해 중국 호텔의 아침 뷔페 국수 코너에 가면 쏸차이를 취향껏 토핑처럼 얹어먹을 수 있게 준비해두기도 한다.

중국의 새콤짭짤한 쏸차이. 우리나라 김치처럼 약방의 감초 역할. (출처=바이두)

이렇게 얼얼한 마라국물 혹은 새콤하게 매운 쏸라국물에 쏸차이, 고수, 소금뿌려 구운 땅콩, 죽순 등을 같이 넣어 먹으면 다양한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정말 맛있다. 비교적 단순한 우리나라 국수 대비 혀의 이곳저곳을 자극하는 풍성한 맛이 대륙의 국수답다는 생각이 든다. 대륙의 국수를 아우르는 두 개의 큰 축인 '매운맛 라'와 '신맛 쏸'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비교적 잘 어울린다. 비슷한 듯 다른 듯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음식의 유사성에서 오는 왠지모를 친밀감도 기분좋다! 

[최지혜]

현재 상해 거주 4년차로 자연주의 BOCHA를 운영중입니다.

미국 Columbia 대학 석사과정 졸업 후 맥쿼리증권, 한투증권, 다이와증권 등에서 리서치팀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었구요. 

직업병처럼 상해를, 중국을 찬찬히 뜯어보며 분석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미국, 캐나다, 한국 거주 경험과 비교해보니 중국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더라구요.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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