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Speaks Z] Z세대는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들일까?
[Z Speaks Z] Z세대는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들일까?
  • 김승현
  • 승인 2020.08.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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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0년 동안은 Z세대가 먹고, 입고, 사는 모든 생활양식이 트렌드를 주도하리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와 서울대학교 부동산학회 'SRC'가 함께 기획한 본 칼럼 [Z speaks Z]를 통해 Z세대의 공간 활용 방식과 그 이유를 Z세대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어떤 사람들의 삶에는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스마트폰이 등장해 있었다. 앱스토어와 추천 알고리즘, 큐레이션, 정보로 그득한 세상을 정리해주는 뉴스레터가 일상의 일부로 새롭게 자리잡았다. 반면, 어떤 사람들에겐 태어나자마자 그 자리에 스마트폰이 있었다. 90년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에게 ‘새롭게’ 느껴질 아이템들이,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이다.

이 새로운 세대는 스마트폰의 전화 버튼에 왜 수화기가 그려져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곧 스마트폰의 사진 버튼에 왜 카메라가 있는지를 모르는 세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새로운 세대는 동시에 놀라울 만큼 똑똑하다. 모르는 내용을 검색하고, 예전에는 5-6시간이 걸려서 완독해야 했던 책의 내용을 5분짜리 유튜브 영상으로 요약해서 시청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에게 무언가에 ‘몰입’해서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이전 세대보다 다소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Z세대는 그렇지 않았다.

이제 과외를 잘 하지는 않지만,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과목을 불문하고 많은 과외를 해 왔고,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여러 나이대의 학생들을 만나 왔다. 누군가는 뷰티 유튜버들에게 꽂혀서, 이름도 못 들어 본 수많은 화장품을 공부하고 그 성분을 연구하고 있었다. 헝가리에서 온 당근 크림 같은 걸 사서 자기 친구들과 리뷰 영상을 찍곤 했다. 이 친구는 16살이었다. 누군가는 SNS에서 본 주짓수에 빠져 어마어마하게 근육 트레이닝을 하고 맨손 격투기를 배웠다. 이 친구는 15살이었다.

나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요약되고 정리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변한 환경이 오히려 더 조기에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영역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Z세대는 여기에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도전을 하는 사람들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에서 편하게 만나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잘못 알려진 통념을 부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수많은 소스들을 다양하게 다루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제 막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Z세대 소비자들이 온전히 본인들의 생각으로만 모든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의 10대 중반-20대 초반 소비자들에 대해 논하자면 인플루언서들에게 의사결정 과정 초기 단계를 많이 의존하고, 또한 큐레이션을 통해 일차적으로 가공 및 필터링된 정보를 주로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어쩌면 이전 세대보다 원본 데이터(raw data)를 다루는 능력은 보다 약할지도 모른다.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 파장이 아직까지도 크게 이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만 하다. 내가 신뢰하고, 의사결정을 함께하고, 이 사람의 경험을 셰어하고 싶다고 생각해온 인플루언서들이 사실 돈만 받으면 아무 상품이나 광고해주는 장사꾼이었다니.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빠르게 자신의 의사 결정 과정을 개선하고 피드백하는 모습 또한 보여주었다. 논란이 된 유튜버들 중 일부는 은퇴하고, 일부는 사장됐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원을 찾으러 나아갔다.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미디어 커머스 대행사들과 뒷광고 중인 인플루언서들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앞으로는 자사 채널과 동시에, 중간에 한 단계, 시중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를 가공하고, 응축하고, 정리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위 ‘큐레이션’ 수단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결정할 것이다. 또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받고, 내 선택의 과정을 결정하는지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 뒷광고 논란에서 보았듯이, 내 선택이 나의 온전한 결정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Z세대는 더욱 그렇다. 또한 최종적인 제품/서비스 사용 경험이 불쾌하면 결국 어떤 정보원을 토대로 선택을 했던 간에, Z세대의 소비자들은 그냥 떠나버릴 것이다.

2018년 6월-2019년 6월 303억원의 수익을 올린 유튜브 채널 ‘Ryan’s Toy Review’.

영상을 보고 제작하여 ‘무엇을 사야 할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이미 10대 이전의 소비자들에게도 당연한 일이 되었다. 8세인 Ryan을 비롯해서 오늘날 많은 리뷰 유튜버들은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정보가 널려 있고 그 중 습득하는 창구를 스스로 고르는 과정을 몇 번이고 거쳐온 세대의 소비자들이니만큼,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를 큐레이션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듯하다. 지금 그렇게 선별된 정보를 통해 자기 삶에서 ‘몰입’ 할 부분을 결정한 세대가 불과 몇 년 뒤면 새로운 전문가, 인플루언서, 셀러브리티가 되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에는 본인이 큐레이션 및 정보 채널에 익숙한 Z세대인 SRC 25기 설혜지 님이 ‘과연 그들의 소비 성향은 합리적이고 주도적인지’를 주제로 써주신 내용이 들어 있다. 옵션을 제공하고 한시적 소유를 제안하는 트렌드에 대해 다시금 살피게 된다.

[김승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중입니다. 부동산학회 SRC 24기 학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부동산금융과 기획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는 프롭테크 창업팀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Z세대의 모순- 그들의 소비 성향은 과연 합리적이고 주도적일까? (SRC 25기 설혜지)

Z세대는 일상적인 평범한 물건에도 서사를 부여하고 비싸더라도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제품을 선택한다고 한다. 얼핏 보면 이들은 단순히 소비를 넘어 스스로 기획하고 생산과정에까지 참여할 수 있는 주도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오히려 본인이 하나부터 열까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결정 장애’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은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다만 ‘장애’라는 말이 붙을 만큼 병적으로 결정 내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전에는 없던 ‘대신 결정 룰렛’, ‘양자택일-결정장애 해결’ 등의 결정을 대신 내려주는 어플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Z세대는 제시된 방향과 주어진 템플릿에 숟가락 얹기만 하는, 다시 말해 본인이 주도적으로 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소비를 하고, 그 착각 속에서 스스로 뿌듯해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최근 들어 세세하게 마련된 가인드라인을 따라하기만 하면 마치 혼자서 해낸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올인원 패키지 홈 카페 DIY 키트, 번호만 따라 색칠하면 작품이 완성되는 DIY 유화 그리기 등의 수많은 ‘00 DIY 키트’가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들을 겨냥해 출시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대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을 외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써 그 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패션에서도 Z세대와 기성세대의 소비 성향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온라인 쇼핑앱 ‘지그재그’는 주도적인 소비를 지향하면서도 제시된 옵션 중에서 선택하기를 추구하는 Z세대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스타일을 개인화 하는 동시에 아이템을 추천해주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개개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상품을 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 환경을 만드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운 ‘지그재그’

지그재그의 에디터가 현재 가장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을 엄선해서 추천한다는 명목으로 매주 업데이트 되는 에디터 픽에 Z세대는 생각보다 쉽게 현혹되고, 그것이 진정 본인이 원하는 것이라고 믿고 소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쇼핑몰의 의류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기능과 자주 가는 쇼핑몰을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원하는 아이템만 골라 별도로 저장할 수 있게 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 이전 세대는 spa 브랜드나 저렴한 인터넷 쇼핑 등 쇼핑의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퀄리티 있는 의류를 비싸게 구매하여 오래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다. 당연하게도 직접 발품 팔아 오프라인 플랫폼에서 하나하나 꼼꼼히 비교해보고 구매하는 습관이 몸에 밴 이들은 자신만의 소비 기준이 어느정도 잡혀있어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예컨대 부모님의 경우, 소장하고 싶은 옷이 생기면 몇달 동안 저금을 하거나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아 구매했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돈을 모으는 동안 그 옷이 쇼윈도에서 내려가지 않고 계속 있었다는 것과 입지는 않지만 그 옷이 아직도 멀쩡하게 우리 집 옷장에 걸려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성세대와 가장 큰 차이점은 Z세대에게 ‘소유’는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대상을 온전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서 잠시 빌리거나, 남과 공유하는 범위까지도 소유의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예전부터 sns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개성 있는 착장을 대중들에게 선보여 왔지만 이제는 코디를 공유하는 ‘스타일 쉐어’를 넘어서 코디된 옷 자체를 공유하는 ‘클로젯 셰어’의 시대가 도래했다.

매월 일정 금액만 결제하면 퀄리티 있는 브랜드 옷들을 마음대로 대여해서 입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인 ‘클로젯 셰어’는 소장인이 팔고 싶지는 않지만 거의 입지 않는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빛을 보게 해주고, 동시에 렌터에게는 평소에 사용해보고 싶었던 브랜드의 옷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을 가능케 해준다. 이는 z세대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대상을 특정한 기간 동안만 선택적으로 소유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입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옷을 공유하여 셰어러는 수익창출을, 렌터는 저렴한 월정액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클로젯 셰어’

그렇다면 왜 Z세대는 한시적인 소유를 선호하는 걸까?

spa브랜드의 쇼윈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자주 바뀌며, 패션 트렌드는 소비자가 적응할 새도 없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작년에 산 옷이 올해 꺼내보니 촌스럽게만 느껴지고, 올해 산 옷도 한번 입으면 다시 손이 잘 안 가게 되어 옷장에 옷은 많지만 정말 ‘입을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트렌드에 맞춰 쇼핑하기에는 금전적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위 말해 빨리 ‘질려하는’ Z세대들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이러한 니즈를 파악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 바로 ‘클로젯 셰어’이다. 셀렉에 실패하더라도 ‘다음엔 다른거 빌리지 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이 평소에 입는 스타일이 아닌 옷들도 부담없이 입어보며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옷 단벌을 대여해주기도 하지만 지그재그처럼 각각 다른 옷을 투피스 셋업으로 코디하여 선택의 큰 틀을 제공하는 전략을 내세워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렇듯 논리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Z세대의 소비 심리를 이해해야만 이들이 지갑을 선뜻 열게 만들 수 있다.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보이는 Z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 어떤 새로운 컨텐츠가 나올지 기대하며 오늘도 필자는 새로 업데이트 된 아이템을 장바구니에 담으러 간다.

[설혜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에 재학중입니다. 부동산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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